교원평가 조건부 찬성론(전교조 조합원 게시판 펌) by 부정변증법
교원평가를 조건부로 찬성하며
2008-10-18
[1] 교원평가에 대한 몇 가지 견해
1. 교원평가의 취지: 교사들의 능력을 배가시켜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에 추진하는 것
2. 교원평가를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에 대한 평가: 교육투자를 통한 교육환경 개선을 하지 않는 정부의 무능과 직무유기를 교사들에게 일정 정도 전가하는 것임.
3. 교원평가 수용 여부: 그러나 교원평가는 수용하는 것이 좋다.
3-1 교육환경 개선은 장기적으로 이뤄질 일이어서 계속 추진하여야 하지만, 현재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요건 중에 교사가 변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교사들 스스로가 변할 수 있는 교육환경과 교사들의 의지가 모두 취약하다. 여기에 교육계 밖에서 볼 때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판단한다고 해도 교사들 스스로가 평가의 무풍지대로 남으려고 하는 집단 이기주의로 비쳐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3-2 게다가 교수평가가 지금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사실상 드문데도 역시 교수도 평가받는데 교사가 평가받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논리가 통용되고 있으며, 이 논리가 전적으로 타당하지 않아도 타당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3-3 평가를 거부하는 것보다는 수용하는 것이 일단 융통성있고 스스로를 겸손하게 드러내는 것이므로 좋다고 본다. 그러면 다른 교육적 사안을 비판하고 대안을 낼 때도 정부나 여론이 보다 더 호의적으로 반응을 보일 것이다.
3-4 교원평가는 성과급, 다면평가와 맞물려 있어서 평가를 거부하면 성과급도 거부하게 되는데, 성과급도 현재로서는 전면 거부가 어려울 것 같다. 이 참에 교원평가 척도를 질적으로 가다듬는 것도 좋다고 본다. 단, 교육환경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대안을 학부모 단체와 교원단체가 공조해서 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평가를 수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환경이 개선되어 가르치고 배울 맛을 느끼게 하면 교원평가라는 부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의 필요성은 줄어들 것이다. 정부는 바로 이 점을 못보고 있다.
3-5 원인은 교육환경의 열악함이지만 결과적으로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 독서를 꾸준히 하는 가운데 실력을 연마하려는 의지 등의 면에서 교사들이 차별화되어 대우가 달라져야 할 필요성이 교육내부에서도 감지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즉 어떤 교사는 시간 나는 대로 전공별 독서, 수업준비, 자료편집, 학급 아이들 지도를 위한 조언 구하기와 고민 등을 한다. 반면, 일상의 취미에만 관심을 갖는 교사, 시댁과 친정 의 가족과 아들 딸의 사적 이야기를 틈나는대로 하면서 잡담을 즐기는 교사, 55세 등 나이든 교사에 대해 수업부담이나 업무 및 시험감독 등을 빼줄 때 앉아서 사담을 나누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는 교사들, 동료교사는 수업과 업무를 하느라 바쁜데 일을 돕고자 하는 생각을 갖지 않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성향의 교사들이 분명 존재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이 극소수는 아니다.
3-5-1 교사들이 이렇게 능력과 열정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 교원양성과정에서 현재 임용고시가 시험위주로 되어 있어서 전체를 보는 안목이 부족하게 되어 있다. 게다가 평교사로서 정년까지 가는 것이 대세이며 여기서 교직의 보람을 느끼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의 교직풍토는 부장, 교감, 교장으로 승진하는 데서 우대받는 풍토이다. 그래서 나이들면 승진하려고 하며 이 과정에서 알차게 전공별 독서와 수업에서 실제 쓸 수 있는 자료개발 등이 소홀해진다. 결혼에 집착하는 사회적 인식과 이로 인해 결혼생활이 우선이고 학교의 공적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작용한다고 보여진다. 여러 갖가지 교육의 모순을 방치한 채 교육현실 인식능력과 의지가 부족한 정치인들이 내놓는 편리한 대증요법이 바로 교원평가이지만 다음과 같은 주요 요건들이 개선되면 교육경쟁력을 보다 월등히 살아날 것이다.
4.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4-1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개혁 청사진을 내는 것: (아래 [2] 에서 제시할 것임)
4-2 지금껏 교육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상황을 드러내는 것: 우리나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어떤 고통을 얼마나 느끼는가를 그래프와 설문지 등 통계조사를 해서 가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언론에 시리즈로 공표하는 것—이것은 시민들의 적절한 분노를 자아낼 것이다. 이 정당한 분노는 곧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개혁의 추동의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교조만 외쳐대야 봐야 소용없다. 또 전교조 즉 좌파에 대한 편견이 심한 척박한 이념적 풍토에서는 더욱 어렵다. 다음 촛불집회는 어른들이 주도해야 할 것이며 목표는 교육개혁이다.
4-3 교원평가 척도를 질적으로 개발하는 것: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전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교원평가 척도를 질적으로 잘 개발한 상태를 100으로 할 때 우리가 노력하면 60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가정해 본다. 질적으로 노력을 하는 가운데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보다 세밀한 고민이 이뤄지도록 자극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교원평가를 넘어서서 사고해야 한다.
이는 곧 교육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다. 이것은 멀리 있지 않고 교육환경을 갖추는 상식에 충실할 때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이 상식을 외면해 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① 학급당 학생수를 평균 20명으로 줄여라! : 한국의 교사들의 오랜 숙원이다.
② 행정보조원을 대거 투입하라! : 미국의 어느 학교에서는 행정보조원이 교사 수보다 많은 곳이 있다. 그래서 이 학교 교사들은 행정업무를 위해 공문을 만지는 일이 거의 없다. 한국의 교사들은 일(행정) 즉 공문만지거나 수업시간표 짜기, 연간계획서 만들기, 학생들 인솔하고 각종 행사에 다니기 위해 서류작성하고 영수증 처리하여 행정실에 내기 등….일이 많다. 행정 보조원이 투입되면 이런 일들이 대폭 없어지면서 교사들이 학생과의 대화, 수업자료 편집, 독서, 교과협의회 등이 보다 더 원활해질 것이며 이는 곧 교사의 실력향상과 교육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③ 외국의 학교들 처럼 교과교실전담제에 따라 학생들의 이동수업을 보장해야 한다. : 교사가 전담 교실을 배정받으면 그곳에 각종 책과 수업자료를 비치하여 보다 질높게 수업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전공필수 과목 외에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 관심도도 높아질 것이다. 학교예산 중 불요불급한 것을 줄이고 학교 증설에 힘써야 한다. : 교육개혁에 대한 안목을 지닌 교사들을 물색해서 학교 회계 전문가와 함께 학교 및 교육예산 중에서 어떤 것을 줄이야 하는가를 심도있게 논의하도록 한다. 정부 관리가 교사들을 직접 물색하기 보다는 현장의 개혁성향의 교장, 교감, 교사 그리고 교원단체 임원을 통해서 추천한다. 그리고 교사들을 단계적으로 대폭 증원해야 한다.
④ 평준화를 손질한다. : 아이들의 이해수준이 다 다른데 무조건 이질집단의 장점만을 고집할 수 없다. 또 이질집단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가 뒤쳐지는 아이를 가르쳐 주면서 협동심의 배가된다는 논리는 타당하지만 모든 과목, 모든 상황에 다 적용할 사안은 아니다. 과목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의해 동질집단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평준화는 단계적으로 해지하되 성적이 뒤쳐지는 아이들에 대해 전문적인 기술교육을 시키는 시설을 갖추지 않는 정부의 무능에 문제가 있다.
⑤ 학벌을 타파하고 대학의 서열화를 깨야 한다. : 서울대를 정점으로 해서 줄서는 이 기막힌 낙후성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시민단체, 학부모 단체, 교원단체가 관철될 때까지 학벌과 대학 간판을 보고 인재를 선발하는 관행을 근절하고 능력에 따라 철저히 선발, 대우하도록 촉구하고 매스컴이 여기에 함께 하도록 한다. 유럽처럼 인근 지역의 대학에서 실력껏 공부하도록 대학 교수와 환경의 양적 및 질적 고양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다.
⑥ 실업계 고교의 증설과 교육과정을 기업체와 함께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할 수 있으며 적정 인력이 바로 기업체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업계를 살려야 과도한 입시경쟁이 완화된다. 왜냐하면 기술을 연마해서 보수를 잘 받고 사회적으로 인정해주면 인문계 고교진학 열기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⑦ 초-중-고 교사들의 승진열기가 교육경쟁력을 좀 먹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평교사를 대폭 우대하고 교장은 평교사들 중에서 교직경력 10년, 교육행정학 석사과정 이수, 부장경력 5년, 교육문제 인식과 개선을 위한 경력에 가산점을 주면서 지역 및 단위학교에서 선발하도록 한다. 지금 과학고에서도 승진열기 때문에 소수의 학생을 선발해서 각종 경시대회에 내보내 단기적인 실적을 내려고 한다. 기초 과학적 소양을 쌓고 장차 노벨상 수상을 기대하며 공부할 아이들이 승진열기의 과정에 참여되는 것은 시급히 막아야 한다. 미래를 응시할 줄 모르는 교육당국자와 교육관행이 참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⑧ 학기당 이수과목을 평균 7개로 줄여야 한다. 너무 많은 과목을 배우고, 7차 교육과정 이후 공부량이 더 늘어나 학생들의 실력은 깊이를 잃고 있다. 그래서 고교생 중에서 문학, 철학, 역사 등의 고전을 접하는 아이들이 드물다.
⑨ 교과협의회를 정부에서 장려하고 간섭을 줄인다. 최근 역사교과서에 대해 교과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역사성이 부족한 퇴행적 모습이다. 정부는 좌파와 우파가 건강하게 토론하며 학문적이고 지적으로 성장하게 해주어야 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⑩ 교사연구실을 대폭 늘려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내 빈 공간 확보, 이를 위해서는 학교가 많이 늘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학교 부지 확보를 위해 도심지역의 주택단지를 매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3] 마치며
① 교사들이 관심가질 영역으로는 첫째, 시간나는 대로 전공 및 사회과학 에세이 독서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교사들이 일에 채이고, 학급운영의 부담, 의지의 상실로 시간나면 독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 교사들이 있다. 이 상황이 교원평가의 필요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댁 친정, 군대 이야기, 술 먹은 이야기 등 사담을 자주 나누는 교사들에게 동료교사가 “우리 책 좀 볼까요?”하는 말을 할 수 없다. 그 말하면 곧 그 교사와의 인간관계는 종결된다. 이것은 교사관계가 열린 것이 아니고 닫힌 사회임을 알 수 있다. 둘째, 교육문제 인식능력을 교환하기 위해 교육문제에 대해 학교 안팎에서 토론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② 열정과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를 가려내는 작업을 위해 교내에서 평가단 구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원평가 결과에 대해 본인의 이의제기를 할 기회를 주고 평가단 및 제 3자의 역할을 해줄 교사들을 입회시켜 토론 속에서 교원평가를 마무리한다.
③ 단위학교 안에서 꼭 무능한 교사를 몇 명 골라내야 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평가하면 될 것이며, 평가결과는 성과급과 인사이동에 영향을 줘야 한다.
*****전교조 교사로서 교육적인 열정을 지닌 교사가 배제되는 평가척도가 구성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승진구조에 편승하는 교사가 평가에서 혜택을 배타적으로 보는 일이 없도록 역시 평가척도 구성에 유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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