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들어서니 정문 앞에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새로 놓여 있었다.
큼지막하게 교훈이 새겨져 있어서, 교훈을 가슴깊이 새기자는 뜻으로 세웠구나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인 조각의 전시물도 의아하거니와, 이듬해 학교이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옮겨야 할 이삿짐 치고는 너무 큰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세히 보니 비문 아래 당시 교장의 성함이 함께 새겨져 있었다.
퇴임을 앞둔 교장이 학교에 기증을 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게다가 방학중에 그 비석이 세워졌고, 교장, 교감과 부장 교사들이 모여서 축하연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의미(?) 있는 일이 교사와 학생들이 소외된 가운데 이루어진 일이라면 누가 믿을 것인가? 그런데 사실이다.

교감선생님께 찾아갔다.
"저 비석은 교장선생님께서 학교를 위해 기증하신 건가요? "
말씀은 이러했다. 떠나는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위해 오랜 시간 여러가지 일을 하셨고, 퇴임을 앞두신 마당에 무언가 기념할 만한 것을 만들어 드리는 것도 좋은 일 아닌가...사람의 정이 그게 아니다....

그럼 그 흐뭇하고(?) 좋은(?) 일을 전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축하할 일이지 어찌하여 방학 때, 그것도 교직원 회의날 도 절묘하게 피하여 축하연을 하셨는지요...
그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다 어디서 충당이 된 것인지요...
전 교사가 모이는 회의 시간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가 직원회의 시간에 공개적으로 질문을 할까요?
등등 조용히 대화는 이어졌다.

이후 부재중인 교장을 대신하여 교감의 공개사과가 있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조용하고 점잖게 끝났다. 떠나는 사람에 대한 예의(?)차원에서...
과연 이 일이 어떤 경로로 이루어진 일일까?
 
송공비는 아직도 건재하다. 곧 이사갈 학교에 세워진 그 바윗덩어리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교장은 떠났고, 새 교장이 부임했다. 이후 블랙센스는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거기에 교육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그들만의 리그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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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사가면 그 돌덩이 송공비 옮기느라 또 돈들겠네요.
    그런데 그놈의 사람의 정 타령.... 옛날 전교조 초창기 막 해직되고 그럴때도 저 교감 따위가 사람의 정 타령을 과연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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