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경력평정 20년 다 채우고, 시범학교 등등 프로젝트도 해서 꽉꽉 채웠다. 근무평정 "왕수"도 받았다. 그럼 교감이 될까 천만에. 아직 멀었다.

생각해 보라. 보통 한 학교에 시범사업 한두개 걸친 승진병 환자들은 적게는 다섯명 많게는 10명까지 달한다. 그러나 교감은 한 명이다. 근무평정 "왕수"는 어차피 다른점수 꽉 차면 언젠가는 받게 된다. 그러니 여전히 경쟁률은 5:1이다. 뭔가 더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연구점수다.

연구점수라. 듣기는 좋다.

우선 이거 연수점수가 들어간다. 연수점수는 보통 1정연수나 최근 2년간 받은 60시간 이상의 연수중 점수 높은거를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통상 교사의 연수는 88점이 최하점인지라 만점을 받아야 쓸만한게 된다. 그래서 승진병 교사들은 연수를 무척 많이 받는다.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 나올때 까지 60시간 짜리라면 닥치는대로  받는다. 영어교사가 컴퓨터 연수를 받던, 댄스스스포츠 연수를 받던 좌우지간 교육부가 인가하는 연수이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이 연수들은 교실 수업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도리어 연수 시험공부 하느라 교실에 쏟을 정력을 빼앗아 간다. 오죽하면 60시간 짜리 연수는 지원자가 많을 경우 "경력이 많은 사람"을 자른다. 점수따기용 연수임을 연수 주최측도 알고 있는 것이다. 하긴 그 연구사, 장학사도 동류들이니 얼마나 잘 아는가?

마침내 이렇게 100점짜리 연수를 하나 건졌다. 그럼 끝나는가? 아니다. 아직 멀었다. 최후의 관건,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연구가산점이 남았다. 모두 3점이 반영된다.

이건 우수한 연구실적을 올린 교사에게 주는 가산점이다. 이게 또 웃긴다.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된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면 몇점을 받을까? 0점이다. 사이언스, 내이쳐 지에 논문이 실려도 0점이다. 오직 인정되는 논문은 교총에서 실시하는 연구대회 수상논문 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저 연구대회 논문의 수준은 외부에서 볼까봐 부끄러울 정도다. 어쨌든 승진병 환자들은 부지런히 논문을 쓴다. 한 방에 금상을 받으면 1점을 받지만 동상이라도 받으면 십시일반으로 계속 동상, 동상, 동상, 이렇게 논문 점수를 모아 나간다. 그래서 1점을 채운다.  물론 교실수업과는 전혀 무관한 것들로, 논문을 위한 논문, 짜집기 논문들이다.

나머지 2점은? 대학원으로 채운다. 교육학 석사는 1점, 박사는 2점을 받는다. 물론 박사과정까지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개는 교육대학원 석사 과정을 두번 다닌다. 어쨌든 형식적으로 석사 학위가 두개니 대단하지 않은가? 하지만 단지 승진점수가 목적인 이들이 대학원에서 제대로 연구를 하겠는가? 교육대학원측도 그건 잘 안다. 다만 교사들의 두둑한 주머니를 털어 돈을 벌기위해 교육대학원을 세우는 것이다. 천안대학이 교육대학원만 서초구에 있다. 이게 뭘 의미하는가? 죽전으로 이사간 단국대학도 교육대학원은 여전히 서울에 있다. 오묘하지 않은가? 이렇게 짜집기 논문 여러편, 대학원 두번을 다녀야 비로소 연구점수도 완성이 된다.

아, 가산점이 또 있다. 포상 가산점이다. 이게 또 웃긴다. 교육장 상을 받은 적이 있어야 교육감 상을 받는다. 교육감 상을 받은 적이 있어야 교육부장관상을 받는다. 교육감 상부터 점수에 들어간다. 명색이 교육학박사고 항상 학교의 대표수업을 도맡아 해온 나는 나이 마흔이 넘도록 상 하나 받아본적이 없다. 그런데 승진병 환자들은 용캐도 용캐도 상을 잘도 받아간다.

이렇게 점수를 꽉 채우고 있어야 교장이 적당한 시점에 "왕수"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화룡점정으로 왕수를 받으면, 그토록 갈망하던 교감이 된다.

자, 지금까지 교사가 교감이 되기까지 필요한 것들을 무려 세번에 나누어 연재했다. 뭐가 느껴지는가? 그 어디에도 학생들을 어떻게 잘 가르쳤나 하는 것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점수, 대학원은 학교 밖의 일이다. 자기 교과와 무관한 논문, 대학원이라도 교육자만 들어가면 다 점수가 되니, 그 연구들 참 가관이다. 포상은 순전 교장 마음이다. 근평도 교장 마음이다. 경력평정의 가산점은 역시 수업과 무관한 각종 프로젝트 시범사업들이다. 이런 것들을 20년에 걸쳐 공들여 관리해야 교감이 되는 것이다. 50에 교감되고 싶으면 30세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자, 이제 이해가 되는가? 교사가 승진하려면 일찌감치 교사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교실에서는? 그저 무탈하게 사고만 나지 않게 잘 관리하면 된다. 무섭게 해서 조용히 시키고 졸던말던 수업 결손 내지말고, 교실 청소나 깨끗이 하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 저 잡다한 짓거리를 공들여서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래도 교감들이 교육자라고 하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교육적 판단을 내릴수 있겠는가? 이미 교감으로 양성되는 과정속에 완전히 망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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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평정 점수를 확보했으면, 다음에는 근무평정이 기다리고 있다. 근무평정은 문자만의 의미로는 근무를 얼마나 잘 했나 평가하는 것이다. 통칭 수우미양가로 평정하며, 학교장이 전권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교사들은 자신이 무엇으로 평가되었는지, 어떤 근거로 그렇게 평가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근거도 결과도 알 수 없으니, 근평을 잘 받기 위한 정해진 규칙도 없다. 오직 교장의 자의에 의해서 결정된다.

다만, 당해년도 근무평정 최고 점수를 누가 받느냐 (속칭 왕 수라고 한다)하는 것은 관례상 교무부장이 받는다거나, 아니면 이 왕수 하나만 추가하면 바로 교감 나갈수 있는 사람에게 준다는 불문율 비슷한게 있다. 하지만 그것도 교장 마음이니 아무도 장담 못한다. 

이렇게 교장에 의해 마음대로 매겨질수 있는 근무평정이다 보니 그것을 잘 받기 위해서는 교장의 눈에 들어야 하고, 교장이 생각하기에 잘 근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교장이 바뀌면 평정기준도 바뀌는 것이다(물론 서류상으로야 학생지도 등등의 세부항목이 있지만, 미리 수우미 대상자 정해놓고 세부항목 점수는 거기에 맞춰 끼워 넣는다는거야 이미 알사람 다 아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인 즉슨, 교장이 청소를 중요시하면 수업을 전폐하고라도 매 수업시간에 학생들 청소를 빡빡 시켜야 하며, 교장이 행정사무를 중요시하면 맨날 서류뭉치 들고 끙끙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교장 눈에 들면 부장이 된다. 부장이 되면 적어도 근무평정에서 두번째 등급은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부장들 중에 한 두명이 최고 점수를 받는 것이다. 이로써 부장교사들은 기묘한 집단을 이룬다. 그들은 다른 교사보다 높은 점수를 확보한 집단이라는 우월감으로 자기들끼리 뭉치지만, 다시 그 속에서 최고점수를 받기 위해 교장의 총애를 다투어야 한다는 점에서 치열하게 시기하고 견제한다. 이 모든 것이 교사에게 기대되는 모습이 아님은 당연하다. 더 나아가 교장이 아부를 좋아하면 아부를, 술을 좋아하면 술자리를, 놀이를 좋아하면 노래방 모임을, 돈을 좋아하면 금일봉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많은 부장교사들이 이런식으로 산다. 그 이유는 결국 교장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승진하려면 그것이 절대권력에 얼마나 잘 보이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기준과 점수, 이것이야 말로 절대권력의 핵심조건임을 이미 노자와 한비자가 수천년 전에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교감으로 승진하고자 마음먹은 교사는 교육적 소명과 철학보다는 교장의 취향에 자신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교장이 되었기 때문에 교실수업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런 일상적인 교실수업과 교육장면 보다는 외부에 폼내기 좋은 것들, 특별한 수업, 특별한 사업이 교장의 관심사다. 따라서 교장 눈에 들려면 이런 특별한 사업들에 헌신해야 한다. 불행히도 교사들의 수업시수는 이런 특별한 사업에 헌신할만큼 널널하지 않다. 따라서
특별한 사업의 대가는 일상적인 수업의 부실화다.

여기서 또 다시 고통스러운 역설이 반복된다. 교사는 승진하려면 교사이길 포기해야 한다. 교사일수록 그는 승진과 멀어지며, 교사가 아닐수록 그는 승진과 가까워진다. 보통 근무평정에서 왕수를 받을 정도의 위치가 되려면
두세 학교를 거치면서 10년여에 걸쳐 다양한 교장들의 취향에 맞춰가며 간과 쓸개를 내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받게되는 훈장이 바로 왕수인 것이다.

그러나 왕수만 받았다고 승진이 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여기까지는 승진병 환자라면 누구나 웬만큼은 한다. 그래서 동점자가 속출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장치가 있다. 이른바 연구가산점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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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되려면 ‘영덕대게’ 뇌물?
경기 초교 교장, 승진 명분 수백만원·물품 ‘꿀꺽’
한겨레 김기성 기자
고추, 검은 콩, 양념 불고기, 영덕 대게, 게살 파먹는 도구….

일부 초등학교 교사들이 자신의 인사평가를 책임지는 교장에게 수백만원의 돈과 함께 바친 ‘뇌물 목록’이다. 교장에게 돈과 뇌물을 준 한 여성 교사(47)는 “교장이 교감 승진을 앞둔 나 대신 ‘다른 후배 교사를 키워주겠다’라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아무리 스스로 인사 관리를 해도 교장에게 잘못 보이면 모두 허사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경찰에서 털어놨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장(57)이 함께 근무하는 교사들한테서 상습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받아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 교장은 2007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승진을 앞둔 이 여성 교사에게 8차례에 걸쳐 서울 자신의 아파트와 학교 근처 식당 등에서 10만원권 수표 등 모두 22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6일 이 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또 같은 해 8월 중순께는 다른 교사에게 “1박2일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뒤 여행 경비와 선물 대금 등으로 250만원을 내게 한 사실도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또 교장 비위를 진정한 한 교사는 “어느 교사는 교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오는 교장을 날마다 마중 나가 승용차로 학교까지 출근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 교장은 학교 배드민턴부 인원을 부풀려 밥값 50만원을 챙기기도 했으며, 자신이 미리 정한 수련회장으로 학생들을 보내기 위해 다른 수련회 장소에 대해서는 답사조차 하지 않고 낮은 점수의 심사결과표를 만들도록 지시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도 받고 있다. 경찰은 교장의 가족에 대한 계좌 추적 과정에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교장 부인(54)도 지난 해 10월 학부모들한테서 180만원을 받은 것을 확인해 해당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화성동부경찰서 김영배 지능범죄수사팀장은 “교감 승진 과정에 교장이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어 이런 부조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계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어서 구속영장까지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교장과 함께 근무했던 교사 19명은 “교육계에 이런 비리가 없어져야 한다”며 경기도 교육청에 진정서를 내 경찰이 수사를 벌이게 됐다. 한편, 교장은 26일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교장이 선임한 변호인은 “뇌물을 강요한 적도 없고 일부 물품은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장 실질심사는 2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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