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개혁의 암초, 교총 by 부정변증법
교사들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다. 사실 나는 그 불만도 정상적인 불만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무지한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불만까지 다 들어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어쨋든 그렇게 교사들에 대한 불만이 높은 가운데서,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교직단체인 전교조가 욕을 들어먹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전교조가 욕을 들어먹는 동안, 정작 수십년간 낙후된 한국 교육의 범인인 낡고, 늙고, 부패한 교원들이 주로 가입한 단체, 한국교총은 슬그머니 뒤로 빠졌다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일반인들이 사실 전교조보다 교총이 훨씬 더 큰 교원단체라는 것을 잘 모른다. 8만명의 교사들이 가입한 전교조와 16만명의 교사가 가입한 교총 중 누가 공교육 파탄의 책임을 더 많이 져야 하겠는가? 더군다나 전교조는 "잘할 줄 알았는데, 기대만큼 하지 않은 죄인"이고 교총은 "이러한 문제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면서, 한번도 반성한 적 없는 죄인"인데, 어느쪽의 죄가 더 무겁겠는가?
이 교총이라는 단체는 그 출범부터도 정치적이고 불순하다. 한국 교총의 전신인 조선교육연합회는 조선교육자협회 등 좌익계 교원단체의 활동을 견제할 목적으로 1947년 11월 23일 설립되었다. 당시 문교부장이었던 오천석이 미국교육회(NEA)를 모범으로 설립을 주도한 만큼, 처음부터 어용, 관제, 친미, 사대라는 오명을 다 뒤집어쓰고 시작한 것이다. 훗날 대한교육연합회로 명칭을 바꾸었다(약칭으로 교련). 이후 전두환에게 장수병풍을 선물하는 등, 어용, 관제단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가 87년 민주화 이후 이를 부담스러워하여 이름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 바꾸었다. 그러나 이름만 바꾸었을뿐 그 동안 저질렀던 자신들의 반민주적이고, 어용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 이는 마치 IMF터뜨린 신한국당이 일체의 사죄 없이 당 이름만 한나라당으로 바꾸고 슬그머니 비난을 모면하려 한것과 같다.
전교조가 단체교섭을 개시한 합법화 이후, 전교조를 견제하기 위해 특별법에 따라 정책협의회라는 일종의 교섭권을 획득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 이전에 이 단체가 한 역할은 대체 무엇인지 알길이 없다. 결국 전문성 향상 운운이 아니라, 교사들을 통제하기 위한 독재정부의 하수인이었을 뿐이다.
실제 70년대에 이 단체는 거의 유니온숍처럼 모든 교사가 가입하다시피 했다.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발령받자마자 자동적으로 가입되어 월급에서 회비 공제하는 경우도 비일비제했다. 교장이 단체로 가입원서 나눠주고 보는 앞에서 작성하도록 하는 경우도 흔했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승진점수에 들어가는 연구발표대회를 독점 개최한다거나, 혹은 부동산 투기가 한창일때 주택조합을 결성해서 아파트 대박을 내도록 한다거나 하는 떡고물도 던졌다. 그 어느 경우든 간에 이 단체 가입자들은 교육적인 목적에서, 전문성 함양을 목적으로 가입한 경우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일을 하지도 않고, 그럴만한 사람들이 모여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단체는 교장, 교감, 장학사, 장학관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단체는 단체고 학교는 학교라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한 현실상, 사실상 이 단체는 교장, 교감, 장학사, 장학관, 그리고 승진을 위해 이들과 한패가 된 교사들이 주도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지금 한나라당 조차 현행 교장 승진제도가 교육을 왜곡하고 있음을 동의하는데도, 교장공모제를 결사반대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기를 쓰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라. 각종 교육개혁을 모두 초를 치고 결사반대하면서 마치 자기들이 아닌양, 전교조보래요 하면서 뒤로 빠지는 이들의 비열한 작태를 보라. 전교조가 기대에 못미쳐서 혼을 좀 내줘야 할 학생이라면, 교총은 그 폐해가 너무도 커서 퇴학시켜야 할 학생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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